+ 찬미 예수님
4주간 주말에도 출근해서 쉼없이 일하고 있습니다.
힘들기도 하지만,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.

사랑하는 로사에게.
병원에서 퇴원하시는 어머님께 속에 편한 음식을 미리 준비해주고,
다정스럽게 경과를 여쭤보는 당신의 얼굴에서
한겨울을 이겨낸 봄볕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어 무척 사랑스러웠습니다.

느낌이 의사소통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ME주말을 통해 배우고,
본당 쉐링을 통해 경험하면서 꽤 긴 시간이 지났습니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, 막상 느낌을 표현하려 하면
어려운 수학공식을 외우긴 했는데 문제에 적용할 방법은 모르겠을 때처럼 그저 난감하기만 합니다.

평소에 상황을 판단하고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 생활을 하다 보니,
내 느낌에 대해서는 아직도 낯설고 전달이 어렵습니다.
느낌을 표현하려면 뭔가 구차하고, 남자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나를 가로막아
선뜻 속마음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.

3주전 회사일이 너무 안 풀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.
그 때 당신도 회사일로 고민이 많을 때였습니다.
내 마음을 표현하고 위로를 받으려고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당신이 흘려듣는 것 같았습니다.
민망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어 오히려 말도 안 하고 혼자 문닫고 들어가 일찍 잠을 자버렸습니다.
당신도 오해하여 서로 어색하게 일주일이 지나가고 말았습니다.
느낌을 잘 표현하였더라면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으며 스트레스도 풀리고 힘이 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.
마치 조금 서두르지 못해 간발의 차이로 막차를 놓쳤을 때처럼 아쉽고 허탈합니다.
앞으로는 조금 더 내 느낌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.
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당신을 사랑하는 바오로부터
 
+사랑이신 하느님 찬미합니다.
짧은 시간이지만 가족과 함께 산책을 하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.
이렇게 건강하게 함께 다정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.

사랑하는 바오로
엊그제 담은 간장게장이 맛있다며 세 끼 내내 달라고 하는 당신을 보니 맛없으면 어쩌나 긴장했던 마음도 풀리고,
뭘 하든 항상 이렇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는 당신이 든든하고 사랑스럽습니다.

당신과 느낌을 나누면서 이야기할 때는 마치 연애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설레기도 하고 아주 깊은 친밀감이 느껴집니다. 주말을 경험하기 전에는
당신과 잘 지내려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
불편하거나 힘든 마음은 가능한 혼자 삭히고 표현하지 않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.
하지만, 그럴수록 표현은 못하고 당신을 비난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쌓여갔지요.

ME주말을 통해 그럼 마음까지도 서로 잘 나누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을 때는
사막에서 쓰러지기 일보직전에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었어요.

지금 우리는 좋은 느낌을 나누는 것은 많이 익숙해졌지만
서로 부정적인 느낌을 나누는 데는 아직 두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.
당신이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때 내가 잘 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은 아닌가 반성도 되고,
한편으론 당신이 좀 더 용기를 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듭니다.
서로 마음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나누지 않는 이야기들이
마치 냉장고 속에서 아끼다가 유통기한을 지나버린 재료들을 볼 때처럼 안타깝게 느껴지곤 합니다.

불편한 이야기를 들을 때 빨리 해결하려는 급한 마음을 앞세우지 않고
당신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.
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당신을 사랑하는 로사